Monday, November 10, 2014

핑계 없는 뱃살은 없더라

핑계 없는 뱃살은 없더라




당신의 풍만한 옆구리는 다 유전 탓일까? 여자 친구의 튼튼한 허벅지는 다 식탐 탓일까? 진범은 따로 있다. 우리를 살찌게 하는 건, 유전자와 방종한 생활 외에도 수두룩하다.

지인인 A는 몇 해 전 60kg 가량을 감량했다. 오타가 아니다. 대학교 2학년 때까지 140kg의 거구였던 그는 지금은 80kg을 웃도는 날렵한 청년이 되었다. 운동을 하다 내친김에 생활체육 지도사 자격증까지 땄고, 패션 관련 기업에 입사했으며, 주말에는 이태원 시장 큰옷 가게 대신 청담동과 신사동 편집숍을 기웃거린다. 감량에 성공한 사람들이 그렇듯, 그의 비결도 혹독한 운동과 철저한 식이요법이었다. 하지만 체중 감량 방법을 묻는 여자 후배들에게 그는 항상 이렇게 답한다.

"삼사 킬로그램 빼는 법은 모르겠어." 어쨌든 문제는 격동의 시기로부터 5년여가 지난 지금도 그가 스스로에게 혹독하다는 것이다. 운동은 하루도 빼먹는 법이 없고, 매 식사마다 몇 숟갈씩을 꼭 남긴다. 하지만 술자리에서 초밥에 위스키를 곁들여 먹자는 '괴식'을 제안할 때까지도, 한번도 그를 타박한 적 없었다. 그의 변화는 눈에 보일 정도였으니까. 정말 며칠 밤만 방종하게 보내도, 그는 금세 살이 붙었다. 문득 궁금했다. 그는 왜 평생 이렇게 살과 전쟁하며 살아야 할까? 노력이 부족해서? 말도 안 된다. 혹시 다른 뭔가가 있는 건 아닐까? 우리가 '살찌는 체질' 같은 무심한 말로 덮어버리는, 강력한 뭔가가.

최근 몇 년간의 기록을 보면, 세계적으로 사람들의 허리둘레가 증가했다. 가장 먼저 눈치챈 사람은 퍼스널 트레이너가 아니라 과학자들이었다. 미국 앨라배마 대학교의 영양과 비만 연구센터의 데이비드 B. 앨리슨David B. Allison 원장은 기록을 종합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비만이 늘어났다고 했다. 물론 패스트푸드와 비디오 게임 등 살찌우는 대표적 미국 문화들이 침윤한 중국 외곽 지역도 포함된다. 하지만 과연 서양 식단과 좌식 생활방식이 전부일까? 분명 아니다. 뚱뚱해지고 있는 게 인간만이 아니라는 점을 봐도 그렇다. 2011년, 앨리슨과 동료들은 포유류 집단 24종의 무게가 수십 년에 걸쳐 변화했다는 연구 자료를 발표했다. 이들은 침팬지부터 전국의 애완견, 고양이, 노르웨이 쥐와 그 사촌까지 다양한 생물 2만 마리를 분석했다.

그 결과는, 모든 동물의 몸무게가 늘고 있다는 통계였다. 물론 그냥 우연일 수도 있겠다. 확률은 120만분의 1이지만. "활동량 감소나 식품의 변화 등 흔한 이유를 넘어서, 분명히 지구적으로 체중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가 있습니다." 앨리슨의 말이다. 최근에는 그의 발언에 동의하는 연구자 수가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들의 연구는 주요 용의자들을 발견해내는 데까지 이르렀다. 물론 몇 가지 요소가 모든 체중 문제를 결정짓는 것은 아닐 테다. 하지만 A의 경우만 봐도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는 건 확실해 보인다. A는 그가 저울에 올라갈 때 뒤에서 슬쩍 한쪽 발을 얹는, 그 불한당이 누군지 알고 싶다고 했다.

비만의 책임을 DNA에 전가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말 이중턱이 DNA에 새겨져 있는 걸까? 아직 비만 유전자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당신이 친자라면, 아버지와 닮은 부분은 비단 발가락뿐만이 아닐 테다. 하지만 허리 살을 닮지는 않기를 바란다. 유전학자들이 추정하는 DNA에 의해 결정되는 체질량지수는 78%다. 통계적으로 사람들은 자기 모습과 닮은 사람과 짝을 이루는 경향까지 갖고 있다. 즉, 몸집이 큰 커플이 아이를 가지면 특유의 체형에 대한 유전자가 다음 세대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특정 유전자가 비만을 만드는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다. 최근 하버드 대학교 연구원들은, 비만 관련 유전자를 지닌 사람들이 고단백 식사(총칼로리의 25%가 단백질)를 하면 유전자에 반작용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음을 발견했다.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실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 3km에서 6km로 러닝 거리를 늘릴 경우 체질량지수에 대한 유전자의 영향력이 3분의 1 정도까지 떨어진다. 두툼한 턱살을 물려준 아버지를 원망할 수는 있겠지만, 이겨내지 못할 요소는 아니라는 말이다. DNA 탓을 하는 친구에게는 꼭 '운동은 얼마나 하느냐'고 되물어라.

용의자 1이산화탄소

2012년, 코펜하겐 대학교의 비만 연구학자 아르네 V. 아스트룹Arne V. Astrup 의학박사는 특정 환경 요인이 비만을 유도한다고 결론 내렸다. 앞서 말했듯 전 세계의 인간과 동물 모두가 살찌고 있는 상황이니까. 식단, 생활, 기술 접근성, 의료 혜택 등은 각국이 판이하다. 하지만 우리가 숨 쉬는 대기만은 모두 같다. 수백만 년간 쭉,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180~300ppm 사이를 서성이는 정도였다. 수치는 산업화의 영향으로 고작 1세기 만에 전례 없이 치솟았다. 지난 5월 미국 해양 대기 관리처NOAA 연구원들이 발표한 1일 평균 이산화탄소 수치는 400ppm에 달한다. 인간이 진화하기 훨씬 전부터, 적어도 300만년 동안은 유례없던 수치다. 아스트룹 박사는 이산화탄소 수치 증가와 전 세계적 체중 증가가 동시에 벌어진 게, 단순한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생리학이 이론을 뒷받침했다.

이산화탄소 흡입이 증가할수록 혈액은 더 산성화된다. 결과적으로 이산화탄소 흡입 증가는 '오렉신' 뉴런의 활동을 강화시킨다. 1990년대 후반에 발견된 오렉신은 혈액 산성도 변화에 매우 민감한 뇌세포로, 그리스어에서 '식욕'을 뜻하는 이름처럼 강력한 식탐을 일으킨다. 오렉신 뉴런이 빨리 연소될수록 사람은 배를 채우려는 강한 무의식적 충동을 받게 된다. 그러니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증가가 이 뉴런들을 크게 활성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를 통해 아스트룹 박사는 지난 세기에 걸친 대기 이산화탄소 증가가 1인당 오렉신 뉴런의 평균 연소율을 1% 정도 더 촉진한다고 추정한다.

현 세대가 1세기 전의 사람들보다 이산화탄소 집중화가 높은 실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오히려 낮게 잡은 수치다. 대기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정상보다 높은 이산화탄소 노출에 동의한 젊은 남성 자원자 6명을 동원해 특수호흡실에서 실험했다. 그 결과, 그들의 칼로리 소비가 평균 6.1% 증가했다. 수치가 적다고? 단 7시간 반 동안 일어났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 "결과를 입증하고 연구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가설이 비현실적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만약 옳다면 비만문제의 해답은 현재 사람들이 갖고 있는 생각과 많이 다를 테니까요." 아스트룹 박사가 말했다.



용의자 2화학물질


당신이 '몰랐다'고 잡아뗄 수 없는 한 가지 사실. 우리는 합성 화합물과 환경 독소의 소용돌이 속에 산다. 화학물질이 우리를 병들게 한다는 비판은 어제 오늘 나온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사람을 살찌게 할 수도 있다는 의견은 비교적 최근에 등장했다. 발단은, 발생 생물학자 브루스 블럼버그Bruce Blumberg 박사가 2006년 쓴 글에서 '오비소겐obesogen'이라는 단어를 쓰면서부터였다. '오비소겐'이란 간단하게 말해, 사람과 동물을 뚱뚱하게 만드는 화학물질. 적어도 20여 개의 화합물이 호르몬 기능에 관여해 지방 저장 공간을 늘리는데 이것이 내분비 교란물질, 즉 환경호르몬이다.

예를 들어보자. 비스페놀 A와 프탈레이트는 둘 다 플라스틱에서 발견되는 합성물질이며, 트라이부틸틴TBT은 목재 방부제, 배 도료부터 방직공장 용수시설까지 모든 곳에서 발견된다. 어미의 뱃속에서 극미량의 TBT에 노출된 쥐들은 같은 먹이와 운동에도 불구하고 다른 태아보다 뚱뚱하게 된다.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이 뚱뚱한 쥐들이 성장해서 교미를 하고 자식을 낳으면, 그 체질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기까지 한다.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 의사가 당신도 모르는 사이 오비소겐을 나눠줄지도 모르니까. 처방약에는 안심할 수 없는 요소가 많다.

이를 테면 '아반디아Avandia'라는 당뇨병 약 브랜드로 알려진 로시글리타존Rosiglitazone은 대부분의 성인에게 체중과 지방 증가를 촉진한다. 우울증, 고혈압, 알레르기, 염증 질환 등 범주를 나눌 수 없는 많은 약들이 환자 수백만 명의 체중을 증가시켰을 것이다. 몇 도시의 물에서도 이 화합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미국 필라델피아 수도청은 지방 수돗물에서 56개 약품과 부산물을 발견했고, 1천850만 남부 캘리포니아인들이 의지하는 수돗물은 항발작제와 항불안제를 포함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블럼버그 박사는 현 상태가 '전쟁'과 같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물질의 부작용을 인지하고, 노출되는 상황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 화학물질들이 완전히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거대한 산업에 의해 밀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용의자 3허기를 낳는 음식

역사적으로, 이렇게 음식을 구하기 쉬운 때가 있던가. 우리는 배가 고프면 낮이든 밤이든 도처에서 음식을 살 수 있다. 심지어 가격도 싸다. 하지만 그것들이 정말 모두 '먹어도 되는' 것들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우리는 이제 야생동물, 산딸기와 채소들 대신 수소첨가유지, 액상과당, 유전자 수정 곡물을 먹는다. 초코파이나 감자튀김같은 식품들까지 거론할 것도 없다. 영양학자들은 가공식품의 악영향에 대해 끊임없이 논쟁한다. 일부에서는 지방을, 다른 이들은 설탕을 지적하며, 몇몇 이들은 현재 구할 수 있는 음식에 포함된 대부분의 요소가 우리를 파멸시키는 원인이라고 확신한다. "비록 어느 가설도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저는 모두가 설득력 있다고 봐요.

사람들마다 각각의 물질에 다르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워드 휴스 의료원의 분자유전학 연구원장 제프리 M. 프리드먼Jeffrey M. Friedman 박사의 설명이다. 슈퍼마켓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품들 중 많은 것들이 식탐을 유발한다는 증거도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최근 서구 식단에 흔히 사용하는 콩기름 등 식물성 유지들이 실험쥐들의 뇌에 엔도카나비노이드Endocannabinoids의 생성 속도를 높였다고 발표했다. 엔도카나비노이드는 허기를 유발하는 물질이다. 반면 식물성 유지의 한 요소인 리놀렌산Linolenic Acid은 쥐의 뇌가 먹이섭취 상태에 고착되도록 이끈다.

국립보건원은 두 무리의 쥐들에게 지방과 탄수화물을 동일한 비율로 함유한 먹이를 주었다. 단, 첫 번째 그룹의 먹이에는 1900년경 식단과 유사하게 리놀렌산 1%만을 포함했으며, 두 번째 그룹은 오늘날 식단의 경우처럼 8%를 포함한 먹이를 제공했다. 두 번째 그룹의 쥐들은 그야말로 '날뛰면서' 주어진 것들을 먹어 치웠을 뿐만 아니라, 불가해할 정도로 과도한 칼로리를 지방으로 축적했다. 그 외에도 체중 균형을 맞추는 신체 시스템을 혼란하게 할 식품은 넘쳐난다. 텍사스 보건과학대 연구원들은 다이어트 음료를 자주 마실 경우 7~8년 뒤 과체중이나 비만이 될 가능성이 두 배로 오른다는 점을 발견했다.

퍼듀 대학교의 연구원들은 인공 감미료가 쥐의 뇌에 있는 식욕 둔화 호르몬 GLP-1을 감소시켜서 잠재적으로 과식을 유발하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자연성 설탕이라고 해서 칼로리 섭취량을 제대로 판별해주는 것도 아니다. 특히 일반적으로 식품에 널리 사용되는 자연성 설탕, 과당이 그렇다. 미국 의료협회는 2013년 자원 실험참가자 20명에게 포도당 또는 과당이 함유된 두 종류의 음료수를 섭취하게 하고 기능자기공명영상으로 뇌 반응을 검사했다. 포도당 음료수는 식욕과 관련된 뇌 부위 혈류를 감소시키며 효과적으로 허기를 둔화시켰지만, 과당 음료수는 아무런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여전히 배가 고팠을 거라는 뜻이다.

용의자 4부족한 수면


토머스 에디슨이 전구를 발견한 순간부터, 현대인의 생활에는 무지막지한 변수의 침략이 이어졌다. 아마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수면 패턴 변화이다. 백열전구 불빛은 말할 것도 없고, TV, 스마트폰, 태블릿 화면 등 수많은 인공조명이 밤을 정복하며 수면 시간을 급락시켰다. 20세기 초만 해도 인간은 하룻밤에 약 아홉 시간을 잤다. 현재 우리는 평일 밤 평균 6시간 51분간을 잔다. 당신은 그것보다도 덜 잔다는 것, 잘 알고 있다. 매일 오랜 시간 동안 깨어서 활동하면 뚱뚱하기보다 날씬해지는 것 아니냐고?

미국 국립수면협회 조사에 따르면 8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는 사람 중 28%가 비만이며, 6시간 이하 수면을 취하는 사람 중 41%가 비만이었다. 연령과 인종을 불문하고, 수면 부족과 비만 사이에는 강한 연계가 있었다. 수면 양이 부족하면 식욕을 자극하는 그렐린 호르몬 수치가 증가하고, 지방세포에 의해 생성되는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 호르몬은 억제된다. 머리 양쪽의 천사와 악마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겠다. 잠이 부족하면, "먹어!" 하고 소리지르는 그렐린에게 "난 배불러" 하고 말하는 렙틴이 힘을 못 쓴다.

시카고 대학교 과학자들은 평균 22세 건강한 남성들에게 이틀 동안 하룻밤 4시간 수면을 취하도록 제한했다. 두 번째 날 아침이 오자, 참가자들은 확연히 달라졌다. 눈만 게슴츠레해진 게 아니라, 그렐린 수치는 28%로 상승했으며 렙틴은 18%로 떨어졌다. 이 호르몬 작용은 특히 고열량, 고당질 식품에 대한 식탐을 일으키고 있었다. 수면 부족이 인슐린 감수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체중이 크게 느는 건 물론, 당뇨병과 심장병도 유발할 수 있다.



용의자 5너무 이상적인 온도


우리는 발가락 하나하나를 쓰라리게 하는 엄동설한을 싫어한다. 그렇다고 온몸이 젖은 걸레처럼 늘어지는 폭염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쾌적함'이란 그 중간 지대에 놓여 있고, 기술 발달의 덕으로 그 이상향을 찾는 것도 어렵지 않아졌다. 문제는 우리의 기준이 조금씩 변한다는 것뿐. 한 에너지자원 연구회사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 가정에서 말하는 겨울철 '쾌적한 실내 온도'는 1923년 18℃에서 1986년 24.5℃로 올랐다. 중앙난방 기구를 갖춘 미국 가정 숫자는 1978년 23%에서 1986년 76%로 증가했으며, 물론 지금도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여름 적정 실내 온도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 변화 곡선은 비만도 증가와 평행을 이뤘다.

또 한 번, 많은 연구자들이 이게 단순한 우연의 일치인지 의심했다. "양돈업자들은 모두 알더라고요. 돼지들을 살찌게 하려면 겨울에 따뜻하게 하고 여름에 시원하게 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앨리슨 박사가 말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속적 체온 유지는 놀라운 양의 대사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온도조절장치를 22℃에서 16℃로 내린다면 남성은 안정적 체온 유지를 위해 하루에 평균 167kcal 이상을 연소해야 한다. 더 낮은 기온에서는 윗가슴과 목 주위에 잔여 축적된 갈색지방이 활성화되는데, 이는 칼로리를 연소시키며 열을 발생시킨다. 이 작용을 생리학자들은 '떨림 없는 열발생non-shivering thermogenesis' 현상이라고 부른다.

"더운 환경에서는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먹거나 전반적으로 덜 먹는 경향이 있어요. 그리고 체온이 1℃ 오를 때 대사율은 7~17% 가량 증가합니다." 영양비만연구센터utrition Obesity Research Center의 에밀리 두란다Emily Dhurandhar 박사가 말했다. 물론 실내 온도를 바꾸는 것만으로 체중이 저절로 줄어들 거라고 결론짓는 건 귀여운 생각이다. 몇몇 사람들은 추위로 인해 음식 섭취가 늘 수 있고, 단열작용을 위해 지방이 증가할 수도 있다. 감량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받는 이들도 없지 않겠지만, 글쎄. 냉난방비 절감에는 확실히 도움이 되겠다.


용의자 6바이러스

고열, 재채기, 유행성감기, 몸살. 바이러스는 철마다 인간을 괴롭혔고, 철마다 욕을 먹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친구들이 얼마나 큰 말썽을 피우고 있는지 아직 잘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증상에 '통제 불능의 체중 증가'까지 있다고 상상해보자. 페닝턴 생물의학연구센터Pennington Biomedical Research Center의 니킬 두란다Nikhil Dhurandhar 박사는 1990년대 초부터 호흡기 감염과 설사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AD-36'이 인간을 살찌게 만드는 벌레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그가 처음 증명한 것은 닭, 쥐, 마모셋 원숭이 등의 동물에 있어서 AD-36 감염과 체중 증가의 관계였다. 효과는 뚜렷했다. 하지만 허리둘레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려고 인간을 바이러스에 감염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2005년 두란다 박사와 리처드 L. 앳킨슨Richard L. Atkinson 박사, 그리고 동료들은 다양한 몸무게를 지닌 502명을 스크린에 담고, 누가 AD-36 항체를 가졌는지 조사했다. 비만 지원자 중 30%가 양성반응을 나타냈다. 이는 마른 체형 참가자들의 세 배에 이르는 비율이었다. 연구는 두 번째 국면을 맞았다. 이들은 쌍둥이 89쌍의 몸무게를 조사했고, 이들 중 28쌍이 감염 사실에서 일치를 이루지 않았다.

즉 이 28쌍은 쌍둥이 중 한 명이 양성반응을, 다른 한 명이 음성반응을 나타냈다. 감염된 쪽이 감염되지 않은 쪽보다 체질량과 체지방 지수 양쪽 모두 높은 수치를 보인 것은 물론이었다. 이후 2012년 일본 도쿄 대학 과학자들은 AD-36에 대한 10개의 개별적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이 바이러스에 항체를 가진 사람들의 평균 체질량 지수는 감염된 적 없는 사람에 비해 3.2점 더 높았다.

이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이 비만이 될 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쪽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는 뜻이다. A는 아마도 AD-36 바이러스 감염자일 것이다. 그의 부모님은 극히 평범한 몸매를 가졌으며, 그의 생활 습관에도 치명적 요소랄 게 없으니까. 어쨌거나 그는 오늘밤도 운동을 하고, 내일 점심도 미량을 남길 것이다. 불공평하다고? 인생이 항상 우리에게 가르쳐주려던 게 '삶은 불공평하다'는 것 아니었나? 어쨌거나 억울하다며 앉아만 있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상황 여하를 떠나,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나도 많다.

6시간 자면 7시간 잘 때보다 24% 비만 확률이 높아진다. 수면 전문가 W. 크리스토퍼 윈터W. Christopher Winter 박사는 동기부여를 할 것을 권한다. 누가 더 오래 자는지 여자 친구와 내기하라. 우승 상품은 상상에 맡기겠다.

1909년부터 1999년까지 미국인의 리놀렌산 평균 섭취량은 223%나 치솟았다. 주범은 튀김, 훈제 소시지, 베이컨, 콩기름, 옥수수유, 햄, 마요네즈, 식물성 유지, 치킨, 감자 칩 등. 이것들을 당장 집밖으로 쓸어내라. 못하겠다고? 그럼 줄여라.

불편을 견뎌라


갈색지방은 다른 지방을 태워서 열을 생성한다. UT 사우스 웨스턴 의료센터의 필립 셰러Philipp Scherer 박사는 집을 18℃ 정도로 유지하고 아침식사부터 저칼로리 식사를 하라고 권한다. 갈색 지방은 추위와 허기를 느끼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화학물질을 줄여라

먼저 플라스틱 컵은 내다버려라. 유리나 스테인리스스틸 용기를 사용해라. 물론 그 안에 담긴 음식에도 주의해야 한다. 유기농 식품을 섭취하면 환경호르몬과의 접촉을 줄일 수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얼바인 캠퍼스의 '오비소겐' 전문가 브루스 블럼버그 박사의 조언이다.

기자/에디터 : 오성윤

No comments:

Post a Comment

Followers

Blog Arch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