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 지나 만나는 천상(天上)의 휴가
경남 합천 백련암 가는길
백련암 가는 길. 들머리의 오래 된 나무들이 여름 비를 막아준다. 묵직한 시간의 무게 느껴지는 암자에서는 우뚝 선 나무 한 그루, 발 끝에 채이는 돌멩이 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자연에 에워싸여 싱싱한 물기 잔뜩 머금은 가람은 단청 없어도 이토록 아름답다.
이런 휴가는 어떨까. 하루는 유리처럼 맑은 물 흐르는 계곡을 느릿하게 거슬러 고즈넉한 산사(山寺)를 찾아간다. 가서, 가람들 뒤로 난 오솔길 따라 한갓진 암자에 든 다음 짙은 녹음과 청량한 새소리에 휩싸여 마음껏 게으름 부린다. 또 하루는 천연한 호수와 늪을 찾아가 도시생활의 먹먹함이 말끔하게 해소될 때까지 산책한다. 다시 또 하루는 절터에 들러 고요함에 흠뻑 젖은 후 차분히 마음 살핀다. 비가 온 뒤 여름 안개 살짝 부려지면 더 좋다. 귀가 솔깃하다면 경남 합천으로 간다. 몸 푹 쉴 수 있고 마음 급할 것 없는 특별한 여름날이 거기 있다.
이런 휴가는 어떨까. 하루는 유리처럼 맑은 물 흐르는 계곡을 느릿하게 거슬러 고즈넉한 산사(山寺)를 찾아간다. 가서, 가람들 뒤로 난 오솔길 따라 한갓진 암자에 든 다음 짙은 녹음과 청량한 새소리에 휩싸여 마음껏 게으름 부린다. 또 하루는 천연한 호수와 늪을 찾아가 도시생활의 먹먹함이 말끔하게 해소될 때까지 산책한다. 다시 또 하루는 절터에 들러 고요함에 흠뻑 젖은 후 차분히 마음 살핀다. 비가 온 뒤 여름 안개 살짝 부려지면 더 좋다. 귀가 솔깃하다면 경남 합천으로 간다. 몸 푹 쉴 수 있고 마음 급할 것 없는 특별한 여름날이 거기 있다.
홍류동계곡 낙화담. 깍아지른 바위 아래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장쾌하다. '소리길'의 백미다.
○ 극락 가는 길
맑은 물 흐르는 계곡 거슬러 고즈넉한 암자 찾아가는 일은 가야산 기슭 그 유명한 해인사에서 실행에 옮긴다. '소리길' 걸어 고찰로 향한다. 대장경테마파크에서 아름답기로 이름난 홍류동 계곡을 따라 해인사 들머리까지 이어지는 약 6km의 산책로가 소리길. 신라 말 대학자 고운 최치원이 반했다는 절경이 이 길에 부려져 있다. 그는 말년에 해인사로 들어와 일대를 다니며 풍경 빼어난 곳에 비석 새기고 노닐며 수도했다고 전한다. 1918년 해인사 주지였던 회광스님이 예운 최동식 선생에게 부탁해 이곳들을 찾아 가야산 19명소로 정한다. 이 가운데 16곳이 이 길 주변에 있다.
안내판 잘 만들어져 있으니 걸으며 살핀다. 고운이 수도했다는 농산정에 앉아보고 부서지는 물보라가 옥(玉) 같다는 분옥폭포도 구경한다.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낙화담에 이르면 웅장한 바위벼랑과 장쾌한 물줄기에 눈이 호강하고 가슴이 시원해진다.
소리(蘇利)는 이로운 것을 깨닫는다는 뜻. 불가에서는 '극락으로 가는 길'이란 의미도 있다. 여기에 물소리, 산새소리, 바람소리 들으며 세상 시름 잊으라는 염원을 담아 붙인 이름이다. 녹음 짙은 숲 지나고, 맑은 물 위에 놓인 다리 오가며 걷다보면 진짜로 세속의 걱정 덜어진다. 극락 가는 길이 아니라 이 길이 이미 극락이다. 바위마다 새겨진 시인묵객들의 숱한 글씨와 사연이 증거다. 농산정에서 낙화담에 이르는 구간이 백미다. 2km가 채 안 되니 쉬엄쉬엄 걸어도 한 시간이면 완주한다.
해인사 왔으니 팔만대장경은 본다. 장경판전에 있는데 볼 때마다 새롭다. 엄청난 경판의 숫자에 놀라고, 700여년의 시간 동안 오롯하게 보존된 상태에 한 번 더 놀란다. 문창살 너머 가지런히 놓인 경판을 음미해 본다. 험난한 시기 극복하려는 고려 민중들의 바람과 희망이 차곡하게 쌓인 모양이 성스럽고 또 아름답다. 이쯤 되면 종교적 의미는 초월했다. 이게 예술이다.
○ 극락 가는 길
맑은 물 흐르는 계곡 거슬러 고즈넉한 암자 찾아가는 일은 가야산 기슭 그 유명한 해인사에서 실행에 옮긴다. '소리길' 걸어 고찰로 향한다. 대장경테마파크에서 아름답기로 이름난 홍류동 계곡을 따라 해인사 들머리까지 이어지는 약 6km의 산책로가 소리길. 신라 말 대학자 고운 최치원이 반했다는 절경이 이 길에 부려져 있다. 그는 말년에 해인사로 들어와 일대를 다니며 풍경 빼어난 곳에 비석 새기고 노닐며 수도했다고 전한다. 1918년 해인사 주지였던 회광스님이 예운 최동식 선생에게 부탁해 이곳들을 찾아 가야산 19명소로 정한다. 이 가운데 16곳이 이 길 주변에 있다.
안내판 잘 만들어져 있으니 걸으며 살핀다. 고운이 수도했다는 농산정에 앉아보고 부서지는 물보라가 옥(玉) 같다는 분옥폭포도 구경한다.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낙화담에 이르면 웅장한 바위벼랑과 장쾌한 물줄기에 눈이 호강하고 가슴이 시원해진다.
소리(蘇利)는 이로운 것을 깨닫는다는 뜻. 불가에서는 '극락으로 가는 길'이란 의미도 있다. 여기에 물소리, 산새소리, 바람소리 들으며 세상 시름 잊으라는 염원을 담아 붙인 이름이다. 녹음 짙은 숲 지나고, 맑은 물 위에 놓인 다리 오가며 걷다보면 진짜로 세속의 걱정 덜어진다. 극락 가는 길이 아니라 이 길이 이미 극락이다. 바위마다 새겨진 시인묵객들의 숱한 글씨와 사연이 증거다. 농산정에서 낙화담에 이르는 구간이 백미다. 2km가 채 안 되니 쉬엄쉬엄 걸어도 한 시간이면 완주한다.
해인사 왔으니 팔만대장경은 본다. 장경판전에 있는데 볼 때마다 새롭다. 엄청난 경판의 숫자에 놀라고, 700여년의 시간 동안 오롯하게 보존된 상태에 한 번 더 놀란다. 문창살 너머 가지런히 놓인 경판을 음미해 본다. 험난한 시기 극복하려는 고려 민중들의 바람과 희망이 차곡하게 쌓인 모양이 성스럽고 또 아름답다. 이쯤 되면 종교적 의미는 초월했다. 이게 예술이다.
선원 뒤로 난 오솔길이 지족암으로 이어진다. 소박하고 예쁜 길을 걸어 묵은 암자 찾아가는 일은 여운 오래 남는 즐거움이다.
○ 묵은 암자들의 아우라
암자들 찾아가는 길에 흥분 가라앉힌다. 해인사 산내 암자는 모두 16곳. 이 가운데 본 사찰 주변 몇몇 암자는 걸어서 돌아보기 딱 좋을 위치에 있다. 특히 해인사 서쪽에 위치한 지족암, 희랑대, 백련암은 숲 울창한 오솔길로 연결된다. 주로 스님들 왕래하는 길이라 사위 한갓지니 마음 살피며 걸어본다. 새소리, 바람소리 맑고, 공기는 청량하다. 법보종찰, 5대총림 타이틀 붙은 큰 절에 이렇게 소박하고 정갈한 길이 있었다. 해인사 선원 뒤에서 시작해 백련암까지 40분이면 닿는다.
암자들 내력이 묵직하고 끝이 없다. 깎아지른 산비탈에 위치한 지족암과 약 20m 높이의 바위 벼랑에 들어선 희랑대는 희랑대사가 머물며 수행하던 곳. 희랑대사는 고려 태조 왕건의 스승이 된 화엄종의 고승이다. 지족암 대몽각전 뒤에는 그가 수도했다는 토굴이 있었다고 전한다. 가는 길에 석가모니 발을 조각해 놓은 '불족바위'도 본다.
희랑대에 깃든 일화도 흥미롭다. 해인사에 모기가 많아 스님들이 정진하지 못했다. 이를 알고 희랑대사가 자신의 가슴에 구멍을 내 보시를 했다. 이 후 경내의 모든 모기가 희랑대로 모여들고 스님들은 편히 정진할 수 있게 됐단다. 건칠희랑대사좌상에는 그래서 가슴에 작은 구멍이 있다. 요즘은 기도효험 좋다고 알려져 큰 시험 앞두고 찾는 사람들 많은 희랑대다.
백련암은 그 유명한 성철 큰스님이 말년에 머물렀다. 일제강점기 서정주와 김동리도 이곳에서 불교사상 공부하고 문학수업을 했다. 해인사 산내 암자 중 가장 높은 곳에 있으니 마당에 서면 전망 장쾌하다. 암자 주변 우거진 노송이 우아하고, 환적대, 절상대, 용각대, 신선대 등 병풍처럼 에두른 기암들도 고상하다. 과연 고승들이 즐겨 수행처로 삼을만한 으뜸 절승지다. 큰스님이 머물 때는 원통전, 관음전, 좌선실이 전부였지만 열반에 든 후 건물이 조금 늘었다. 본 사찰 못지않은 규모 자랑하지만 단청 칠하지 않은 가람들에서는 여전히 절제와 겸손의 미덕 엿볼 수 있다. 주차장에서 암자로 오르는 계단이 참 예쁘다.
○ 묵은 암자들의 아우라
암자들 찾아가는 길에 흥분 가라앉힌다. 해인사 산내 암자는 모두 16곳. 이 가운데 본 사찰 주변 몇몇 암자는 걸어서 돌아보기 딱 좋을 위치에 있다. 특히 해인사 서쪽에 위치한 지족암, 희랑대, 백련암은 숲 울창한 오솔길로 연결된다. 주로 스님들 왕래하는 길이라 사위 한갓지니 마음 살피며 걸어본다. 새소리, 바람소리 맑고, 공기는 청량하다. 법보종찰, 5대총림 타이틀 붙은 큰 절에 이렇게 소박하고 정갈한 길이 있었다. 해인사 선원 뒤에서 시작해 백련암까지 40분이면 닿는다.
암자들 내력이 묵직하고 끝이 없다. 깎아지른 산비탈에 위치한 지족암과 약 20m 높이의 바위 벼랑에 들어선 희랑대는 희랑대사가 머물며 수행하던 곳. 희랑대사는 고려 태조 왕건의 스승이 된 화엄종의 고승이다. 지족암 대몽각전 뒤에는 그가 수도했다는 토굴이 있었다고 전한다. 가는 길에 석가모니 발을 조각해 놓은 '불족바위'도 본다.
희랑대에 깃든 일화도 흥미롭다. 해인사에 모기가 많아 스님들이 정진하지 못했다. 이를 알고 희랑대사가 자신의 가슴에 구멍을 내 보시를 했다. 이 후 경내의 모든 모기가 희랑대로 모여들고 스님들은 편히 정진할 수 있게 됐단다. 건칠희랑대사좌상에는 그래서 가슴에 작은 구멍이 있다. 요즘은 기도효험 좋다고 알려져 큰 시험 앞두고 찾는 사람들 많은 희랑대다.
백련암은 그 유명한 성철 큰스님이 말년에 머물렀다. 일제강점기 서정주와 김동리도 이곳에서 불교사상 공부하고 문학수업을 했다. 해인사 산내 암자 중 가장 높은 곳에 있으니 마당에 서면 전망 장쾌하다. 암자 주변 우거진 노송이 우아하고, 환적대, 절상대, 용각대, 신선대 등 병풍처럼 에두른 기암들도 고상하다. 과연 고승들이 즐겨 수행처로 삼을만한 으뜸 절승지다. 큰스님이 머물 때는 원통전, 관음전, 좌선실이 전부였지만 열반에 든 후 건물이 조금 늘었다. 본 사찰 못지않은 규모 자랑하지만 단청 칠하지 않은 가람들에서는 여전히 절제와 겸손의 미덕 엿볼 수 있다. 주차장에서 암자로 오르는 계단이 참 예쁘다.
깎아지른 바위벼랑에 앉은 희랑대는 금강산 보덕굴에 비유된다.
시간 되면 해인사 동쪽에 위치한 용탑선원, 홍제암, 원당암은 돌아본다. 홍제암은 사명대사가 입적했고 용탑선원은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중 한명인 용성스님을 위해 창건했다. 원당암은 신라 왕실의 원찰로 해인사보다 더 오랜 역사를 지녔다. 역시 이 세 암자 구경하는데 한 시간이 채 안 걸린다.
전설이 된 시간들 곱씹으며 암자들 기웃거린다. 본 사찰 구경 못지않은 재미가 있다. 이러니 해인사 간다면 암자들 꼭 한번 둘러본다.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인다.
시간 되면 해인사 동쪽에 위치한 용탑선원, 홍제암, 원당암은 돌아본다. 홍제암은 사명대사가 입적했고 용탑선원은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중 한명인 용성스님을 위해 창건했다. 원당암은 신라 왕실의 원찰로 해인사보다 더 오랜 역사를 지녔다. 역시 이 세 암자 구경하는데 한 시간이 채 안 걸린다.
전설이 된 시간들 곱씹으며 암자들 기웃거린다. 본 사찰 구경 못지않은 재미가 있다. 이러니 해인사 간다면 암자들 꼭 한번 둘러본다.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인다.
여름비 그치더니 바람이 합천호의 안개를 걷어낸다.
○ 무구한 자연이 머무는 곳들
마음 편해지는 풍경들, 합천에 참 많다. 정양늪, 합천호, 영암사지는 메모해 둔다.
정양늪은 대양면에 있다. 여름날의 늪은 생명력 넘친다. 노랑어리연, 각시붕어, 금개구리, 천연기념물인 붉은배새매와 말똥가리 등 온갖 생명이 이 천연한 늪에 몸 뭍이고 산다. 이러니 보기만 해도 싱싱하다. 이른 아침에 걸어보면 더 그렇다. 나무데크 산책로와 황토흙길이 주변에 잘 만들어져 있으니 실컷 걸어본다. 천연하고 쌉쌀한 공기 들이켜면 몸에 절로 힘이 솟는다.
합천읍에서 황강을 따라 합천댐 방향으로 가면 합천영상테마파크다. 이 앞에서 합천 보조댐 방향으로 만들어진 산책로가 멋지다. 일대는 가을, 겨울 물안개 명소다. 물에 잠긴 채 가지를 삐죽하게 내민 나무들, 이 사이를 헤엄치는 물새들의 순진한 몸짓…. 이 풍경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진 애호가들이 때를 기다려 애써 찾아온다. 그런데 비 내린 직후 여름날 풍경도 운치가 있다. 수면에 구름 반, 물안개 반이다. 이것들 바람 타고 흐르면 돈 주고도 못 살 수묵화가 눈앞에 펼쳐진다. 먼저 '울컥'하고 그 다음 마음 참 맑아지는 것이 느껴진다.
○ 무구한 자연이 머무는 곳들
마음 편해지는 풍경들, 합천에 참 많다. 정양늪, 합천호, 영암사지는 메모해 둔다.
정양늪은 대양면에 있다. 여름날의 늪은 생명력 넘친다. 노랑어리연, 각시붕어, 금개구리, 천연기념물인 붉은배새매와 말똥가리 등 온갖 생명이 이 천연한 늪에 몸 뭍이고 산다. 이러니 보기만 해도 싱싱하다. 이른 아침에 걸어보면 더 그렇다. 나무데크 산책로와 황토흙길이 주변에 잘 만들어져 있으니 실컷 걸어본다. 천연하고 쌉쌀한 공기 들이켜면 몸에 절로 힘이 솟는다.
합천읍에서 황강을 따라 합천댐 방향으로 가면 합천영상테마파크다. 이 앞에서 합천 보조댐 방향으로 만들어진 산책로가 멋지다. 일대는 가을, 겨울 물안개 명소다. 물에 잠긴 채 가지를 삐죽하게 내민 나무들, 이 사이를 헤엄치는 물새들의 순진한 몸짓…. 이 풍경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진 애호가들이 때를 기다려 애써 찾아온다. 그런데 비 내린 직후 여름날 풍경도 운치가 있다. 수면에 구름 반, 물안개 반이다. 이것들 바람 타고 흐르면 돈 주고도 못 살 수묵화가 눈앞에 펼쳐진다. 먼저 '울컥'하고 그 다음 마음 참 맑아지는 것이 느껴진다.
비 갠 오후, 영암사지의 쌍사자석등이 더 곱다.
영암사지도 궂은 날에 더 아름답다. 맞다. 쌍사자석등으로 이름난 그 절터다. 가회면 둔내리에 있다. 발 들이면 배후에 펼쳐지는 우람한 바위산의 등등한 기세에 눈이 번쩍 뜨인다. 황매산 자락 모산재다. 기묘한 암봉들이 에둘러 절을 감싸니 이 또한 빼어난 절승지다. 이 한가운데 아름다운 쌍사자석등이 있고 묵직한 시간의 무게 느껴지는 주춧돌들이 사방으로 부려져 있다. 이 풍경 먹먹한데 볼수록 곱다.
영암사는 기록이 없고 입으로만 전해지는 절이다. 당연히 내력도 모른다. 통일신라와 고려 때의 유물들이 발견돼 그 즈음 세워졌을 거라는 추측이 전부다. 신비하다. 안개 살포시 내려앉은 풍경은 더 꿈 속 같다. 소나무 울창한 금당터는 속세와 완전 딴판인 분위기다. 석등만큼 예쁜 거북 모양의 귀부(비석 받침돌)가 볼수록 신령스럽다.
절터에서는 눈 감는다. 그러면 1,000년 전 흥성거림이 오롯이 전해진다. 우람한 가람과 아름답고 화려한 석탑들…. 시간과 공간 초월한 곳이 여기다. 이러니 텅 비어 보이지만, 가득 찬 공간이 이런 절터다. 영암사지 가면 헛헛한 마음까지 꽉 찬다.
○ 여행메모
영암사지도 궂은 날에 더 아름답다. 맞다. 쌍사자석등으로 이름난 그 절터다. 가회면 둔내리에 있다. 발 들이면 배후에 펼쳐지는 우람한 바위산의 등등한 기세에 눈이 번쩍 뜨인다. 황매산 자락 모산재다. 기묘한 암봉들이 에둘러 절을 감싸니 이 또한 빼어난 절승지다. 이 한가운데 아름다운 쌍사자석등이 있고 묵직한 시간의 무게 느껴지는 주춧돌들이 사방으로 부려져 있다. 이 풍경 먹먹한데 볼수록 곱다.
영암사는 기록이 없고 입으로만 전해지는 절이다. 당연히 내력도 모른다. 통일신라와 고려 때의 유물들이 발견돼 그 즈음 세워졌을 거라는 추측이 전부다. 신비하다. 안개 살포시 내려앉은 풍경은 더 꿈 속 같다. 소나무 울창한 금당터는 속세와 완전 딴판인 분위기다. 석등만큼 예쁜 거북 모양의 귀부(비석 받침돌)가 볼수록 신령스럽다.
절터에서는 눈 감는다. 그러면 1,000년 전 흥성거림이 오롯이 전해진다. 우람한 가람과 아름답고 화려한 석탑들…. 시간과 공간 초월한 곳이 여기다. 이러니 텅 비어 보이지만, 가득 찬 공간이 이런 절터다. 영암사지 가면 헛헛한 마음까지 꽉 찬다.
○ 여행메모
귀신들 활보하는 고스트파크.
합천은 반전이 있다. 천연한 풍경 말고도 다이나믹한 즐길거리가 많다.
합천영상테마파크가 고스트파크로 변신했다. 약 150동의 세트장 건물들이 무시무시한 분위기의 조명들로 마치 테마파크 '귀신의 집'처럼 꾸며졌다. 좀비, 드라큘라, 처녀귀신 등 각종 유령들이 어둠의 거리를 실제 활보한다. SBS의 첨단 조명시스템과 분장 노하우로 탄생한 만큼 조잡하지 않다. 여기 간다면 '감금병동'만은 피해 가시길. 어둠 속 병상에 누워있던 상처투성이의 시체가 벌떡 일어나는 순간 심장이 멎을 지도 모른다. 영상테마파크가 고스트파크로 변신하는 시간은 저녁 7시부터 자정까지다. 8월 17일까지(월요일 휴관).
2014 황강레포츠축제가 26일과 27일에 황강레포츠공원 일대에서 개최된다. 강변 백사장에서 열리는 황강수중마라톤대회가 압권이다. 이 외에 모래풋살대회, 리버발리볼대회, 맨손은어잡기, 황토한우 무료시식회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황강레포츠공원은 평소에도 '캠핑족'과 레포츠 동호인들에게 사랑 받는 장소다. 봄 철쭉으로 유명한 황매산 정상에도 오토캠핑장이 있다. 황강에서는 래프팅이 가능하다. 합천군 관광개발사업단
합천=글ㆍ사진 김성환기자 spam001@hksp.kr
합천은 반전이 있다. 천연한 풍경 말고도 다이나믹한 즐길거리가 많다.
합천영상테마파크가 고스트파크로 변신했다. 약 150동의 세트장 건물들이 무시무시한 분위기의 조명들로 마치 테마파크 '귀신의 집'처럼 꾸며졌다. 좀비, 드라큘라, 처녀귀신 등 각종 유령들이 어둠의 거리를 실제 활보한다. SBS의 첨단 조명시스템과 분장 노하우로 탄생한 만큼 조잡하지 않다. 여기 간다면 '감금병동'만은 피해 가시길. 어둠 속 병상에 누워있던 상처투성이의 시체가 벌떡 일어나는 순간 심장이 멎을 지도 모른다. 영상테마파크가 고스트파크로 변신하는 시간은 저녁 7시부터 자정까지다. 8월 17일까지(월요일 휴관).
2014 황강레포츠축제가 26일과 27일에 황강레포츠공원 일대에서 개최된다. 강변 백사장에서 열리는 황강수중마라톤대회가 압권이다. 이 외에 모래풋살대회, 리버발리볼대회, 맨손은어잡기, 황토한우 무료시식회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황강레포츠공원은 평소에도 '캠핑족'과 레포츠 동호인들에게 사랑 받는 장소다. 봄 철쭉으로 유명한 황매산 정상에도 오토캠핑장이 있다. 황강에서는 래프팅이 가능하다. 합천군 관광개발사업단
합천=글ㆍ사진 김성환기자 spam001@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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