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November 10, 2014

미세먼지, 인간을 공격하다

인간이 만든 미세먼지, 인간을 공격하다




미세먼지가 연일 화제다. 각종 언론에서 앞다퉈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정부는 미세먼지 예보제를 시작했으며, 미세먼지를 막아 준다는 각종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매년 봄이 되면 찾아오던 황사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은 미세먼지가 위협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 미세먼지, 정체가 뭐야?

미세먼지(pm 10)는 지름이 10μm 이하인 먼지를 말하며, 입자가 머리카락 굵기의 1/6 정도로 아주 작은 크기이다. 미세먼지보다 더욱 크기가 작은 초미세먼지(pm 2.5)는 입자의 직경이 2.5μm이하의 먼지를 말하며 크기는 머리카락 굵기의 1/20에 불과하다.
지난해 10월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미세먼지는 중금속, 유독성 화학물질, 오염물질 등 이온 성분과 광물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폐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마른 기침을 유발하는 등 호흡기 건강에 즉각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중국에서는 실제로 1살 유아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으로 인해 암 진단을 받은 사례가 전해져 충격을 더했다. 올해 초 홍콩의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중문판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정치협상회의 위원이자 의사인 류리가 1살 유아의 암 진단 사례와 함께 "암의 발병 원인은 복합적이나 공기 오염이 절대적인 살인범"이라고 지적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렇듯 공포의 대상으로 떠오른 미세먼지는 어디서 어떻게, 왜 발생하는 것일까? 먼지는 자연적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인위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주로 연료 연소에 의해 발생되기 때문에 난방용 연료사용이 증가하는 겨울철에 고농도 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이 외에도 보일러나 자동차, 발전시설 등의 배출물질들도 먼지의 원인이 된다. 도시에서는 공사장과 도로 등에서 비산되는 먼지의 양도 매우 많다. 미세먼지는 이러한 1차 오염물질이 대기 중에서 반응하여 2차 오염물질을 생성하면서 발생한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중국발 미세먼지의 경우 중국의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환경 변화가 주요 원인이다. 중국은 70% 이상이 난방의 에너지원으로 석탄을 사용하는데다 노후한 자동차의 배출 가스 등으로 대기오염이 극심한데, 이 오염물질들이 서풍이나 북서풍을 타고 국내로 유입되는 것. 기상청에 따르면 바람이 서풍 또는 북서풍 계열일 때 국내 미세먼지 농도는 평균 44.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미세먼지, '중국발'이 전부가 아니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 '메이드 인 차이나'가 미세먼지의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중국발 미세먼지라는 말이 마치 하나의 단어인 것처럼 쓰이면서 미세먼지는 모두 중국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 미세먼지의 절반 이상은 '국산'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011년 국내에서 배출된 미세먼지와 일산화탄소 등 8개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배출량을 산정한 결과 일산화탄소 배출량은 감소한 반면 미세먼지 배출량은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멘트 등 비금속광물제품 공장에서의 연료 사용이 크게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장영기 교수는 "미세먼지가 중국의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나, 국내 배출량도 고농도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중국의 영향이 크다는 식으로만 대응하면서 노력을 포기한다면 대기 질이 개선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기상에 따라 변동 폭이 큰 미세먼지는 관리가 중요하며, 장기적으로는 배출농도 저감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미세먼지가 일상인 시대의 삶

미세먼지는 일시적으로 기승을 부리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긴 시간 동안 안고 가야 하는 문제가 되었다. 전 기상청 대변인 김승배 기상아카데미 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미세먼지는 심해지면 심해졌지 완화되기는 어려우며 앞으로 20~30년까지는 미세먼지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미세먼지가 일으킬 수 있는 건강 문제 등 각종 피해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이를 예방하기 위한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다. 한마디로 '미세먼지와 함께 하는 삶'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우선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하루의 날씨를 파악하는 것과 같이, 미세먼지 농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이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일상화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지난해 8월부터 미세먼지 시범예보를 시행한 데 이어 올해 2월 6일부터 미세먼지 예보제를 전국적으로 시행했다. 미세먼지 예보등급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국내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좋음, 보통, 약간 나쁨, 나쁨, 매우 나쁨 등 다섯 단계로 나뉜다.
초미세먼지와 오존은 오는 5월부터 시범예보를 실시한 후 내년 1월부터 본 예보를 시행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부터는 미세먼지 실시간 농도가 건강유의 수준으로 상승할 경우 해당 지역 지자체장이 주의보나 경보를 발령하도록 하는 미세먼지 경보제도 추진된다. 미세먼지 예보결과는 환경부 에어코리아 홈페이지(www.airkorea.or.kr)를 비롯해 하이닥 등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이 있지만, 미세먼지를 즐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막연한 공포감이나 우려보다는 정확히 알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 하이닥 미세먼지 기획특집 목차 >

1. 두려워도 싫어도, 미세먼지와 더불어 사는 법

2. 인간이 만든 미세먼지, 인간을 공격하다

3. 미세먼지의 습격, 기침에서 사망까지 당신을 노린다

4. 특명! 미세먼지로부터 우리 아이를 구하라

5. 미세먼지, 황사 마스크 전격해부

6. 피부 vs 미세먼지 한판승부, 필승전략은?

7. 먼지 속 한국, 미세먼지가 심해진 진짜 이유는?

8. [닥터인터뷰] 호흡기내과 전문의가 전하는 미세먼지 대처법

9. 오늘의 미세먼지 지수, 어디서 볼까?

박혜선 건강의학전문기자 nalgae4u@mcircle.biz

건강을 위한 첫걸음 - 하이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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