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November 8, 2014

정읍·장성 - 상쾌한 기운으로 충만한 치유의 숲

정읍·장성 - 상쾌한 기운으로 충만한 치유의 숲

(장성=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장성과 고창에 걸쳐 있는 축령산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명소다. 한 개인의 집념이 우공이산(愚公移山)을 실현했다.
© 제공: 연합뉴스
그 주인공은 나무를 유난히 사랑했던 인물인 임종국이다. 그는 한국전쟁으로 황폐화된 축령산에 1956년부터 묘목을 심었다.
편백나무와 삼나무 같은 침엽수와 낙엽수들이 뿌리를 내렸고, 수목을 보금자리로 삼으려는 새로운 생명이 찾아왔다. 벌거숭이산은 반세기 만에 초록빛 물결이 일렁이는 산으로 변모했다.
축령산 휴양림의 입구는 추암마을, 대덕마을, 모암마을, 금곡마을 등 네 곳이다. 각각의 마을에서 산으로 올라가면 능선을 따라 난 8.5㎞ 길이의 임도로 연결된다.
임도에도 나무가 우거져 있어서 호젓하게 트레킹을 즐길 수 있지만, 진면목은 임도의 안쪽에 마련된 산책로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추암마을에서 가까운 '숲내음 숲길'은 편백나무가 무성하다. 햇빛이 잘 들지 않아 어두운 숲은 한없이 평화롭다.
숲 속으로 걸음을 옮기면 청량하고 쾌적한 공기가 온몸을 감싼다. 몸은 편안하고, 정신은 뚜렷해진다. 편백나무에서 유독 많이 뿜어져 나온다는 피톤치드의 영향인 듯하다.
이국적인 편백나무 숲을 손쉽게 만나려면 모암마을로 발길을 돌려야 한다. 주차장 바로 앞에 나무들이 빽빽하게 도열해 있다. 하늘 높이 뻗은 나무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스럽다. 밑동을 안아보면 후각과 촉각으로도 나무를 느낄 수 있다.
한편 금곡마을은 영화 '태백산맥', '내 마음의 풍금' 등이 촬영된 장소다. 남도의 옛 정서를 간직한 조용한 마을로 민박집과 식당, 카페가 있다.
◇ 호남의 선비 문화를 찾아서
장성읍 인근에는 장성은 물론 호남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재인 필암서원(筆巖書院)이 있다. 필암서원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하는 '한국의 서원' 9곳 가운데 하나다. 전라도에서는 필암서원과 정읍 무성서원(武城書院)만이 포함돼 있다.
필암서원은 하서 김인후를 추모하기 위해 건립됐다. 장성에서 태어난 그는 성균관에서 이황과 함께 공부했고, 인종의 세자 시절 스승이기도 했다.
서원은 1590년 황룡강변에 세워졌으나 정유재란 때 소실됐고, 1672년 현재의 자리에 재건됐다. 앞쪽은 학습 공간, 뒤쪽은 배향 공간인 전형적인 전학후묘(前學後廟)의 구조를 띤다.
서원의 정문인 확연루(廓然樓)는 2층 누각이다. 문에 태극 문양이 그려져 있고, 우암 송시열이 쓴 현판이 걸려 있다.
평상시 서원은 앞쪽만 개방된다. 강학당인 청절당(淸節堂)은 특이하게도 확연루가 아니라 사당 쪽을 바라보도록 설계됐다. 사당 옆에 위치한 장판각(藏板閣)에는 조선시대의 문화와 생활상을 보여주는 서책들이 보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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